“이 스토리는 조선의 가상 왕 시대를 배경으로 한 픽션으로 역사적 인물, 사건과는 무관합니다.”
'윤회비록'의 경우 작품 배경은 물론 분량도 드라마화를 고려했다.
천 작가는 "총 분량은 140화, 웹소설로는 길지 않다"며 "드라마로는 딱 16부작 길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30화 남짓 남은 이야기에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며 "삼각관계가 꼬이는 비밀이 전생에 있고, 전생과 현생, 미래에서 이어지는 액션 장면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웹소설 그 자체로도 재밌지만, 영상화나 2차 사업을 염두에 두고 확장 가능성이 높은 지적재산(IP)을 만드는 데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도 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떠올랐는데 드라마가 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묵히기는 아깝잖아요. 제 작품이 웹소설 업계에서 성공하는 것보다도, IP로서 가치가 있고, 다양한 방향으로 퍼져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예요."
◆ 자신의 작품 중 딱 하나만 드라마 차기작으로 만든다면?
이번에 연재하고 있는 '윤회비록'을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 자그마치 10년 동안 머릿속에 품고 있던 스토리였다. '윤회비록'은 조선판 데스노트라는 '사율계'를 두고 쫓고 쫓기는 액션 활극이다.
작가에게 글은 창작의 고통을 주지만 이번 작품은 달랐다. 때리고 부수는 장면들을 쓰면서 오히려 쾌감을 느끼며 즐거웠다. 액션은 사실 글보다 화면으로 봐야 더 재밌다고 생각한다. 영상물로 만들고 싶어 향후 드라마로 만들 것을 염두에 두고 썼다.
여태선 (20대)
저잣거리에서 나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느냐.
사람 잡아먹는 아이. 인.간.백.정.
내가 대체 전생에 어떤 죄를 지었길래,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이 죽는 것인가.
미치도록 살리고 싶었다.
오로지 죽기 위해 태어난 여자를.
유비야, 넌 절대 죽지 마라.
너를 지키는 것은 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전생에 원수지간이었구나.
생은 반복되는 것인가. 업은 변하지 않는 것인가.
유비 (태선의 몸종 / 20대)
또 악몽이셔요?
제가 노래 불러드릴까요, 별헤는 노래?
개도 주인이 다치면 사람을 무는데, 사람이 되어갖고
주인 욕보이는 걸 가만히 보고 있으란 말입니까?
‘딸이 아비를 죽일 상이네요.’
노비상 말이 울 아비가 그 한마디에 날 버렸다 합디다.
천한 몸종 주제에
우리 귀하신 도련님 넘본다는게 말이나 되겠습니까.
이제 자시가 지나면 이 집안 사람들이 모두 죽는다구요?
어차피 이년의 목숨..! 오늘이면 끝납니다.
윤선기 (원수의 아들 / 20대)
아버지께서 뜻하시는 것이, 적대 가문의 몰살?
나 때문에 한 집안이 몰살당했소.
이 죄 현생에서 용서받을 생각 없소이다.
결국 역적놈은 내 아비, 이 나라의 병조판서, 윤종근이 아닙니까?
어머니. 저는 이미 역적놈의 자식이자, 살인자입니다.
저는 이 손에 묻은 피를 씻어낼 것입니다.
아비의 죄를 갚기 위해, 그 한을 풀기 위해
이젠 내가 당신의 목숨을 구하겠소.
니 수명 떼어주겠다는, 그런 소리는 하지마.
만약 기회가 오면, 내 생을 떼어서라도 널 살릴 거야.
곽서후 (사율계원의 대장 / 30대)
극악무도한 사율계원들 중 가장 잔인한 놈이라 하지.
미안, 칼을 기다리는게 심심해서 찔렀다.
감히, 내 서책을 훔쳐가?
세상 끝까지 쫓아가주마!
내 신부가 되고 싶지 않으면, 날 죽여.
니 도련님이 먼저 죽기 전에.
내 혼례식이, 그놈의 장례식이 될 것이다.
신랑, 곽서후. 신부, 유비
죽이지 않겠다 약속하면, 내게 너의... 마음을 주겠느냐.
산명대사 (스님 / 40대)
전생에 업보를 갚기에도 부족한 생이다.
후생에 더 고통받기 싫다면 더 죄를 쌓지 말거라.
니가 전생에서 저질렀던 업보가, 현생에 고통으로 오는 것이지.
꿈에서 문득 그 전생의 기억이 살아 돌아온 적이 있지 않느냐.
사천왕이 수명을 고쳐준다면, 저 여자의 숨을 늘릴 수 있다!
윤종근 (선기의 아버지 / 50대)
선기야, 너는 사율계를 여운식 대감댁에 숨겨놓거라.
당장 여운식의 장자, 여태선의 수배를 내리겠습니다.
그놈을 잡아 전하께 사율계를 갖다드리겠습니다.
선기가 같이 있다고?
그러면 선기 역시 사율계원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 아니냐!
우리 선기만은 살려주십시오.
필요하다면 사병이라도 지원하겠습니다.
부인, 잘 들으시오. 나에게 사율계원 아들 따윈 필요 없소!
일가친척들에겐 선기가 오랜 병고 끝에 죽었다 전해라.
보고 싶다, 아들아.
허장현 ( 사율계원, 곽서후의 수하 / 30대 )
당신같으면 그리 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연을, 도망가거나 죽게 둘 수 있냐 말입니다.
기약없는 후생에 내 연을 미뤄두고 싶지 않습니다.
내 연은, 이번 생에 이을 것입니다!
1. 천년에 걸친 사랑 이야기
전생에도 지금도 다음 생에도, 난 너만을 사랑할 것이다.
생이 바뀌어도 이어지는 사랑, 멜로 서사시.
2. 조선판 데스노트의 충격적인 진화
이승에 떨어진 저승명부, 사율계.
더욱 장대한 스케일의 조선판 ‘데스노트' 가 찾아온다.
3. 전생에 얽힌 인연과 업보, 그 드라마틱한 스토리
전생에 지은 죄로 인해 최악의 운명을 타고 난 남자.
이 업을 풀지 않으면, 이 고통이 후생에도 반복될 것이다.
4. 신비로운 판타지 액션 활극!
‘사율계’라는 신비로운 서책과 이를 들고 도망쳐야 하는 주인공.
사율계를 쫓는 무리들과의 화려한 액션 이 시작된다.
"나의 전생이 궁금합니다."
우리는 흔히들 말합니다.
‘이번 생은 글렀어.’
‘전생에 나라를 구한 놈.’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나.’
우리들 모두가 전생과 후생의 개념을 일상에서도 쉽게 쓰고 있다는 말입니다.
전생에 죄를 지으면, 지금이 불행하고,
지금 덕을 쌓으면, 다음 생에 행복할 것이다.
내가 지은 죄는 다시 돌아오니, 더 착하게 살아라.
모두에게 참 익숙한 개념입니다.
어떻게 보면 참 운명적이죠.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이유가, 전생과 연관이 있다니.
내 행운과 불행도, 다 이유가 있는 거였다니.
가끔은 궁금하기도 합니다.
대체 내 전생이 어땠길래,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지.
그런데, 내가 만약에
정말로 전생에 죄를 너무 너무 많이 지었으면 어떡하죠?
그래서 지금 생이 너무 고통스러우면 어떡하죠?
난 그 운명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님, 운명에 저항하고 어떻게든 행복해질 길을 찾아야 할까요?
아마 그대로 받아들일 수 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두고 두고 갚아야 할 죄가 있다면, 갚아야지요.
가능한 이번 생에 업보를 끝내야지요.
다음 생에 또 반복되지 않게요.
내가 정말 최악의 운명을 타고 났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한번 싸워볼 겁니다.
이대로 이번 생을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여기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 난 남자가 있습니다.
자기와 연이 닿은 모든 사람들이, 죽었어요.
가까웠던 모든 사람이요.
심지어, 자신의 몸종을 제외한 모든 가족들과 식솔들까지 죽게 되자
그는 정말 너무나 고통스러웠어요.
이번 생은 대체 왜 이렇게 힘든걸까.
이유는 전생에 있었어요.
그가 전생에 매우 매우 큰 죄를 지었거든요.
그의 주변에서 살아난 사람은 단 한명. 그의 몸종 뿐.
그 여자를 살리는데, 이번 생을 쓰려 합니다.
더 이상 나 때문에 누군가가 죽는 걸 볼 수는 없었어요.
이 이야기는 이 남자의 처절한 운명 분투기입니다.
내 운명을 바꾸지 않으면, 그 여자마저 죽습니다.
과연, 그는 모든 것이 정해진 이 현생의 운명을 탈출할 수 있을까요?
내 인연이 궁금합니다.
나의 짝은 대체 어디 있을까요.
하아, 만나고 싶습니다.
이럴 때 월하노인이 묶어준다는 그 붉은 실이라도 보이면 참 좋을텐데요.
이 사람 저 사람 헤메지 말고, 그 사람에게 직진할 수 있을텐데요.
나의 짝이 있다면, 또 궁금해집니다.
우리는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길래 이렇게 맺어지게 되었을까?
우리가 모르는 매혹적인 전생의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궁금한 건 또 있습니다.
우리가 다음 생에도 만날까.
이번 생에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면, 다음 생을 기약하고 싶겠지요.
그렇게서라도 못다한 사랑을 이루고 싶겠지요.
여기, 전생에 끔찍한 사랑을 했던 남녀가 있습니다.
후삼국 시대. 남자는 고구려의 장군, 여자는 신라의 공주였습니다.
아주 국가적 원수지간이지요.
남자는 여자를 인질로 데리고 다니다가,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여자는 내 가족을 모두 죽이고, 내 나라를 무너뜨린 사람을 사랑하게 된 것이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둘 중 하나는 상대방을 죽였을지도 모릅니다.
이 끔찍한 연은 현생에서도 반복됩니다.
공주였던 여자는 가족과 나라에 지은 죄가 커, 노비로 태어납니다.
전장에서 많은 사람을 죽인 남자는
이번 생에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잃는 고통을 당합니다.
여자가 남자의 여노로 태어났지만, 둘은 이번에도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 여자가 곧 죽게 되거든요.
다행인 건,
서로가 붉은 실로 엮인 연임을 알게 되었다는 것.
불행인 건,
후생에도 둘은 또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것,
그리고 또 다시 서로를 잃는 고통을 당하게 된다는 것.
전생의 죄라는게 참 지긋지긋하지요.
윤회의 굴레라는게 참 잔인하지요.
남자는 이번 생에 그 업을 끊어내고 싶습니다.
다음 생엔 부디 고통 없이 사랑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약 없는 후생.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우연으로 이 여자를 다시 만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또 다시 사랑할 겁니다. 당신을 알아볼 겁니다.
그땐 우리 정말 행복해야만 합니다. 이번 생에서 힘들었던 것만큼.
이 이야기는
천오백년 동안 한 여자만을 사랑해온 한 남자의 뜨거운 멜로입니다.
어떤 생을 살더라도 사랑은 하나입니다.
바로 당신이라는 단 한 사람.
내 붉은 실이 매여진 당신.
- 드라마틱한 운명론
- 매혹적인 사랑
- 생을 뛰어넘는 약속
전생에서의 인연을 현생에서도 다시 만나 사랑하게 된다.
우리 모두가 간절히 믿고 싶은 운명적 이야기다.
우리가 다시 만난 데에는 신비로운 전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를 알아야, 현생에서 우리가 사랑을 이룰 수 있다.
아니, 이번 생에 이루지 못하더라도, 다음 생을 기약할 수 있다.
생을 넘나드는 사랑.
윤회라는 가장 동양적인 운명론.
이제 천년에 걸친 가장 매혹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 신비로운 동양 판타지
- 새로운 흥행코드
- 특별한 오리지널리티
‘데스노트’는 이미 세계적으로 흥행성을 검증받은 원작이자 흥행 코드다.
이름을 적는 것만으로 누군가의 생과 사를 결정한다는 데스노트.
이제는 더욱 더 스케일이 커진, 조선판 저승명부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유기에서는 원숭이들이 저승명부에서 이름을 지워, 불사의 원숭이가 되었다.
동방삭은 저승사자에게 뇌물을 바쳐, 저승명부에 적힌 수명을 연장했다고 한다.
이미 저승명부는 동양 문화권에서는 익숙한 개념.
이야기는 조금 더 새롭게 ‘저승명부’의 개념을 활용한다.
저승의 왕인, 사천왕이 이승에 왔다가 실수로 저승명부를 떨어뜨렸다.
죽음을 몰고 다니는 이 서책.
이 서책이 예기지 않게 주인공, 태선에게 들어온다.
태선은 이 책으로, 내 여자 유비를 살리는 거래를 하려 한다.
곽서후는 이 책으로, 어둠의 권력을 얻으려 한다.
모두가 ‘절대반지’처럼 이 책을 간절히 원한다.
이제 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필사의 고군부투가 이어진다.
저승명부를 둘러싼 인간들의 치열한 대립과 욕망을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야기는 ‘데스노트’라는 익숙한 흥행코드에 특별한 오리지널리티를 더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비로운 동양적 판타지 코드와 함께.
- 사랑과 운명 사이,
매순간이 삶과 죽음의 고비인 남주 캐릭터
- 인물간의 치열한 대립
비극적 운명을 타고난 남자, 태선
나 때문에 죽어야 하는 여자, 유비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아들, 선기
인질을 사랑하게 된 악역, 서후
이들 사이에는 이렇게 태어날 수 밖에 없었던,
전생에서의 아주 특별한 연이 있다.
그래서 지금, 매번 이렇게 치열하게 대립할 수 밖에 없다.
사랑과 운명 사이, 태선은 매 순간 삶과 죽음의 고비를 넘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 때문에 죽어야만 하는 고통 또한
잔인한 윤회의 굴레에서 매번 반복될 것이다.
이제 주인공 태선은 최악의 비극적 운명을 딛고,
운명적 사랑을 이뤄나가며, 시대의 영웅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의 드라마틱한 운명 분투기가 시작된다.
“여기 고통받기 위해 태어난 남자가 있다.”
태선이 살아온지 스무 해.
자신과 가까운 모든 사람들이 죽었다.
어렸을 적 동무, 나를 키워주던 유모, 친형처럼 따르던 이웃.
모두 돌연사, 사고사, 비명횡사.
행복해야 할 그의 유년 시절은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으로 얼룩져 있었다.
악몽에 시달리는 그를 무릎에 베어 잠들게 해주는 것은
바로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여종 유비 뿐이다.
“모든 것이 계획된 현생, 여기서 탈출하라.”
저잣거리 땡중이 말한다. 그 사람들은 모두 너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앞으로도 니 주변의 모든 사람이 너 때문에 죽을 것이라고.
니가 전생에 저지른 업보 때문에, 이제 너의 가족이 멸문지화의 화를 당할 것이라고. 도대체 태선이 전생에 어떤 죄를 지었길래,
현생은 이리 고통스러워야만 하는가.
어찌하여 이 모든 것이 정해져있단 말인가.
“이승에 저승명부가 떨어졌다.”
병판 윤종근 대감의 손에 ‘사율계’가 들어왔다.
사율계란, 이승에 떨어진 저승 명부. 이승에 떨어진 저승명부.
죽은 자의 신, 사천왕이 잃어버린 서책이다.
평소엔 빈 서책처럼 보이지만 죽음에 관련된 질문을 가지고 책을 열면 그 답이 적혀있다. 자신의 수명도 알 수 있다. 오늘 죽을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다.
이 책만 있으면... 자신의 수명도, 현생과 후생의 삶도 고칠 수가 있다.
“책을 쫓는 거대한 세력들...!”
이 책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모두 강도, 도둑, 사기꾼, 살인자들... 이승에서 큰 죄를 지은 자들이다.
현생에서 지은 죄가 후생에 업보로 돌아올까 두려워하는 자들이니...
그들은 모두 현생의 수명과 후생을 고치고 싶어했다.
이 모든 이들이 사율계를 쫓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들을 사율계원이라 불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사악한 남자, 바로 이 사율계 조직의 대장인 곽서후였다.
“이제 산자의 왕은 필요없다.”
사율계원들은 사천왕을 추대했다.
사율계를 들고 현생에 살고 있는 사천왕을 찾으려 했다.
산자의 왕은 팔자를 고칠 수 없지만, 그는 고칠 수 있었다.
산자의 왕을 부정하는 것. 사실 이 모두가 참형을 내릴 역모의 죄였다.
“권력을 얻고자 하는 검은 욕망”
사율계를 얻게 된 윤종근 대감은 이 서책을 정치적 숙적인 여대감 댁에 숨겨 그 가문을 멸문시키려 했다.
그는 아들인 선기에게 사율계를 그 집안에 숨겨놓고 오라 시킨다.
선기가 서책을 펼쳐보니 오늘 죽게 될 사람의 명단이 적혀 있다.
선기는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린다.
곧 엄청난 피바람을 불 것이다.
“미치도록 살리고 싶었다. 죽기 위해 태어난 여자를.”
책을 찾는 사율계원의 습격에 태선의 모든 가족이 죽어버린 가운데,
그는 여종 유비 하나만을 살릴 수가 있었다.
허나 사율계를 펼쳐보니... 그녀의 명은 바로 어제까지다.
너는 나 때문에 죽어야 한다. 너는 죽기 위해 태어났다.
도대체 나의 전생이 어떠하길래, 현생에서 이렇게 큰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너에게 전생을 볼 수 있는 눈을 주겠다.”
사율계를 든 태선은 말을 타고 꼬박 한나절을 달려 아비 여대감이 말했던 송명사에 다달랐다. 그곳엔 엄청난 법력을 쌓은 스님, 사명대사가 있었다.
그는 말한다. 왜 너의 주변 모든 사람이 죽어야 하는지 알고 싶으냐.
그는 태선의 정수리 백회혈을 단숨에 뚫어버린다.
쓰러진 태선에게 마치 꿈꾸듯이 자신의 전생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은 고구려의 싸이코패스 무장이었다.
뛰어난 무장으로 수많은 전장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어린이, 여자, 노약자부터 죽이면서 성을 함락시켜 인륜을 거스른 죄로 수많은 사람의 한을 샀다. 그 죄가 이번 생의 업으로 돌아왔다.
사명대사는 이번 생에 너의 업보를 모두 끊어내지 않으면
다음 생에도 주변 사람 모두가 죽는 고통을 겪을 것이라 말한다.
그는 매 생에 죄를 갚기 위해 태어난다.
이런 고통스러운 삶은 매 생마다 반복될 것이다. 어떻게 하겠느냐.
이번 생에 그 업을 모두 풀겠느냐.
“셀 수도 없이 수많은 붉은 실로 감겨있는 남자.”
그렇게 사명대사로부터 전생을 보는 눈을 갖게 된 태선.
그에게 붉은 실로 연결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장 놀라운 건 바로 자신의 모습이었다.
셀 수도 없이 수많은 붉은 실로 칭칭 감겨져 있는 자신의 모습.
바로 그가 이번 생에 진 업이다. 이는 모두 고통으로 돌아올 것이다.
태선은 사명대사에게 말한다. 내 고통은 아무래도 괜찮으니,
나 때문에 죽기 위해 태어난 저 여자의 수명을 늘려주시오.
“수명이 끝난 너를 살리겠다. 내 모든 것을 걸고.”
사명대사는 이 사율계를 들고 현생에 살아있는 사천왕을 찾아가보라 한다.
어설프게 사율계로 다른 사람의 수명을 늘려봤자
그가 지옥에 있어야 할 시간만 늘어날 뿐.
사천왕도 사율계를 찾고 있으니 이걸 들고 가서 딜을 하라.
그녀의 수명을 고쳐달라고.
사천왕은 어떤 사람일까.
인간이라면 걸쳐야 할 이 붉은 실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자다.
너는 붉은 실을 볼 수 있으니 사천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생의 연이 반복된다. 이번 생에도 당신을 지키겠다는 남자.”
이때 선기가 암자에 나타나 태선의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나 때문에 너의 가족이 모두 죽었다고. 너무나 미안하다고.
그는 앞으로 태선의 목숨을 지키겠다 한다.
아비의 죄를 갚기 위해, 그 한을 풀어내기 위해.
태선은 거절한다. 그는 내 아버지 원수의 아들이 아닌가.
태선에게는 선기의 전생이 보인다.
그는 그때에도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충성스러운 부관이었다.
생은 평행이론처럼 반복되는 것이었다.
“사상 최악의 운명 분투기가 시작된다.”
셋은 함께 사천왕을 찾기 위한 길을 떠나기로 한다.
그러나 이 저승명부를 노리는 자가 한둘이 아니다.
모두가 현생을 다시 쓰고 싶어 한다. 그로 인하여 닥쳐올 재앙은 알지 못한 채...
수명이 지난 유비의 몸, 그녀는 육신을 갖고자 하는 세상 모든 악귀들의 타겟이다.
그녀가 더없이 위험하다.
태선은 길을 막는 사율계원들 앞에서 지체없 이 칼을 빼어든다.
허나 사율계원들에게 쫓기던 유비는 결국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고.
태선과 선기는 그녀와 헤어진 채, 1년의 시간을 보낸다.
“도성 최고의 점쟁이, 전생과 현생의 업을 본다고?”
태선은 1년 후 사짜 점쟁이 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애통한 본심과 치열한 눈빛을 숨기고 웃는 낯으로 사람들을 대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유비와 연이 닿은 사람을 만나려 한다.
그러던 태선은 사율계장 곽서후의 수하, 허씨를 만나게 되는데.
그 남자에게서 유비와의 연이 두둥실 떠오른다.
유비는 지금까지 사율계원의 수장인 곽서후가 데리고 있었다.
“사율계의 심장에 침투하다.”
곽서후는 곧 그녀를 신부로 맞이할 것이라 한다.
태선과 선기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사혈산으로 찾아가 칼을 빼어든다.
허나 유비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다.
곽서후의 부적으로 수명을 연장했기에, 이 자리를 떠나면 바로 목숨을 잃게 된다.
대신 유비는 곽서후가 수집한 사천왕의 정보를 넘겨준다.
이 사천왕 후보들을 찾아가세요.
그리고 거래를 하세요.
“사천왕을 찾아라. 목숨을 걸고.”
현생에 살아있다는 사천왕을 찾으러 여정을 시작하는 태선과 선기.
허나, 사율계를 쫓는 자들이 끊임없이 그들을 덮친다.
그리고 나라에서도 둘을 역적으로 몰며, 이들을 공격한다.
수 십번의 죽을 뻔한 위기에서 힘겹게 탈출한 둘.
대체 사천왕은 어디에 있는 걸까.
이제 그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액션 활극이 이어진다.
- 세상 하나 뿐인 붉은 실이니 아마 외면할 수 없을 것이오.
- 그 실, 끊으려면 어찌 해야 하오.
- 영원히 도망가거나, 아니면 죽거나.
- 당신 같으면 그리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연을, 도망가거나 죽게 만들 수 있냐 말입니다.
…… 기약 없는 후생에 내 연을 미뤄두고 싶지 않습니다.
내 연은, 이번 생에 이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