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컷 강아지

  • 1글. 천지혜
  • 1네이버 웹소설 ‘나의 수컷 강아지’(2017년 1월~ 12월 네이버 연재)
  • 2웹툰화 판권 계약 & 웹툰화 결정

개요


‘끼이익- 쾅’
퇴근하던 길에 눈 앞에서 교통사고를 목격한 지온!
그런데 운전자는 없고, 강아지만 쓰러져 있다.
급한대로 지온은 24시 동물병원에 강아지를 데려가는데.
뭐라구요? 다친데가 전혀 없다구요?
이대로 유기견 센터에 보낼 수가 없어 강아지를 몰래 몰래 집에 데려온 그녀.

그런데, 다음날 아침! 웬 나신의 섹시남이 나를 안고 잠들어있다!
더욱 더 황당해하는 그 남자! 나도 내가 왜 개가 되었는지 모르겠어!
아무런 기억이 없어 어디도 갈 수 없는 이 남자, 혹은 기억상실 유기견...!
도무지 강아지를 갖다 버릴 수 없던 지온은 하는 수 없이 이 수컷과의 원룸 동거를 하게 되는데~ 

강아지일 때는 너무 귀여워서 심쿵! 사람일 때는 너무 멋있어서 간쿵!
이런 개설렘 느껴봤니?
조련과 동거 사이, 의문의 반인반견과의 이중인견(犬) 로맨스!

우쭈쭈쭈, 본능에 충실한 수컷 강아지 한번 키워보실래요?

시놉시스


일주일째 연락이 없는 남자친구 때문에 초조해하던 지온,
늦은 시간, 퇴근하고 버스에서 내리다가 커다란 교통사고를 목격한다.

벤츠가 강아지 한 마리를 치고서 가로수를 들이받았던 것!
지온이 깜짝 놀라 운전석에 가보니, 거기엔 아무도 없다.
쓰러져있는 건 상처 입은 포메라니안 강아지뿐!

깜짝 놀란 지온은 24시 동물 병원 응급실로 그 강아지를 안고 달려간다.
그런데, 다친 곳이 없다구요?
그렇게 큰 교통 사고가 났는데?

만약 이 강아지가 유기견이라 하면, 얘는 절차에 따라 시설로 보내진다.
그럼 바로 안락사 아니야?
‘나를 버리지 마세요.’
슈렉 고양이 뺨치는 그렁 그렁한 강아지의 심쿵 눈빛에.... 
‘하아, 어쩔 수 없지’ 지온은 그 강아지를 집으로 데리고 간다.
월셋방 주인 아주머니가 강아지라면 극혐 하지만, 도리가 있나.
일단 오늘은 데리고 자는 수 밖에.

지온은 그렇게 불안해하는 강아지를 품안에 안고 재우는데...!
그런데 이럴 수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나체의 한 남자가 자신을 안고 있다!

꺄아아아아!
그 수컷 강아지가 사람이 된 것이다!
그것도 아주 초절정 섹시남으로 변신한 것!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그런데, 그 남자가 더 황당해한다.
뭐야, 내가 왜 개가 된거야!
당신 누구에요? 물어보지만... 그 남자는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한다.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무런 기억이 없어! 
 
완전히 기억을 잃어버린 이 남자.
시도때도 없이 강아지로 변했다가 사람으로 변했다가 대중이 없다.
여기 남자랑은 같이 못살아요.
갖다 버리려고 하니, 강아지로 변신해 불쌍한 눈빛을 보내는 그이.
사람을 갖다버려도 강아지는 갖다버릴 수가 없다.

이거, 진짜 방법이 없다.
이 개새, 내가 데리고 사는 수 밖에.
지온은 개와 남자는 절대 안된다는 주인 아주머니의 눈을 피해
살금 살금 반인반견 이남자와의 동거를 하게 되는데.

그런데 이 남자, 원래 대체 어떤 남자였을까?
기억은 잃었으나 부잣집 도련님이었는지 밥투정, 잠투정 겁나 하는 이 남자!
얹혀사는 주제에 싸가지 바가지, 깐깐하기 그지가 없다.

어느덧 이 남자는 지온의 월셋방에서 쩌렁 쩌렁 군림하기 시작하는데....!
내가 애완견을 들인거야, 상전을 들인거야...! 

지온은 기억을 잃어버린 이 남자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뉴스에선 미래그룹의 후계자인 송윤혁이 실종되었다고 보도되지만,
지온은 설마 그 남자가 이 남자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오늘은 무슨 개껌을 사다드려야
우리 개님이 좋아하시려나.

대중없이 사람과 강아지로 변하는 이 수컷!
그를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스킨십’에 있다고?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해야, 그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기획 포인트


이런 개설렘 느껴봤니? 

언제 강아지가 되고 언제 사람이 될지 모르는 이 남자.
밖에다가 내놓을 수가 없다. 이 여자 집에서 붙어 살아야 한다.
스튜디오 타입의 원룸, 몸을 숨길 곳이 전혀 없지만 그래도 함께 살아야만 한다.
강아지에서 사람으로 변신할 땐.... 당연하지만 나체로 변한다.
이것 참, 난감할 수 밖에 없다.
잠깐만, 이거 개이득인가?!

개와 사람으로 언제 변하는지, 왜 변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뽀뽀를 하면, 사람이 개가 된다. 키스를 하면, 그대로 사람이다.
혹시 더 진도를 나가면.... 계속 사람일까?
계속해서 스킨십을 유발할 수 밖에 없는 설정이 이어진다.

이제 설렘 가득한 애완남 조련 로맨스가 찾아온다.


전 연령 커버, 
귀엽고 달달하지만 섹시한 로맨스

볼 때마다 심쿵, 더없이 깜찍한 상귀요미 애완견 키우기로 가볍고 상큼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젋은층을 공략하고,
기억을 잃어버린 차가운 도시 남자, 재벌남 후계자인 남주 캐릭터로
재벌 빼면 시체인 우리 3~40대 층을 공략한다.

강아지일 때는 더 없이 귀엽고,
사람일 때는 더 없이 까칠하지만, 너무 섹시하다. 

자존심 강하고 깐깐한 이 남자, 갑자기 강아지가 되니 너무 수치스럽다.
내가 한쪽 다리를 들고 쉬를 해야 한다니.
내가 개껌 하나에 꼬리를 흔들어야 한다니.
자꾸 개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다니! 
내가 자꾸만 본능에 충실해지다니!
정말, 이러고 싶지 않다!

사람과 개를 오가는 초절정 섹시남 수컷의 향기 물씬 풍기는 남주로 웹소설계의 흥행을 노린다! 


나는 왜 개가 되었을까요? 
어떻게 해야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나의 교통사고는 의도된 것이다.
대체 누가 교통사고를 조작해 이 꼴이 되었단 말인가.
사람이었을 때의 기억을 잃어버린 우리의 남주!

알고보니, 미래그룹의 후계자였고
고모인 송희연이 그의 자리를 빼앗으려 이 사건을 조작한 것이었다.
일부러 사고를 내 그가 죽어버리게 만들고, 시체도 찾지 못했지만 장례를 치르게 한 것!
미래그룹의 후계자, 송윤혁은 이미 죽은 사람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지온과의 고군분투 끝에 자신이 누구였는지 알게 되는 대식!
그러나, 완전히 인간이 될 수 없으면 내 자리를 찾을 수도 없다.
우리 대식이는 오늘도 그는 털 날리도록 고민하고 있다.
어떻게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독하게 개껌을 씹어먹으며.

이제 더 없이 코믹하면서도 달달 후련한 심쿵 로맨스가 찾아온다!

인물 관계도

캐릭터

성지온


각박한 서울 살이에 힘들어하고 있는 강원도 출신의 디자이너.
밝고 씩씩하고 명랑한 성격이지만, 현실은 시궁창.
열심히 벌어도 남는 것 하나 없고 
못된 여팀장에게 구박 당하고 월세 한시간만 늦어도 잔소리를 늘어놓는 주인집 아주머니에 치이는, 가련한 이 시대의 직장인이다.

언젠간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일러스트 작품집을 내고 싶지만,
그건 언감생심! 자존감 팍팍 꺾어놓는 여팀장의 발언에 어깨가 축 쳐지게 된다.
회사에서 열일하랴, 돌아와서 집안일하랴,
제대로 쉴 시간도 없는 그녀지만....

요새 그녀는 그 남자 때문에 웃는다.
로펌 변호사인 남자친구, 임태식씨!
변호사니 굉장히 부자일거고, 부모님도 좋아하실 거 같고!
이 남자한테 시집가면 쪼글 쪼글했던 인생이 조금은 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지만..... 이 남자한테서는 벌써 일주일째 연락이 없다. 완전히 잠수 타버린 것!

친구들은 이미 깨진 거라고 하지만,
지온만은 무슨 사정이 있을 거야, 위안하며 답답하게 시간을 보낸다.
드디어 일주일째. 이젠 인정해야 한다. 이건 헤어진거다. 

그렇게 혼자 눈물을 그억 그억 흘리면서 퇴근하고 있는데...!
끼이이익 쾅! 지온은 엄청난 교통사고를 목격한다.
그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서부터 지온의 인생은 백팔십도 바뀌고 마는데!

성대식 (개 버전)


마성의 개새, 포메라니안, 나이 미상,
지나가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동네 강아지들한테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그야말로 마성의 개새!
정말 눈만 마주쳐도 너무 귀여워서 심쿵하게 되는 너무 너무 너무 x 100 귀여운 강아지.
슈렉 고양이같은 눈빛, 
몽글 몽글 보드라운 솜털같은 하얀 털과 핑크빛 윤기가 도는 발바닥까지.
정말 강아지 인형보다도 더 귀여운, 완벽한 외모를 자랑한다.
어느 애견 모델 대회 나가도 거뜬히 1위할 것 같다.

그런데.... 성격이 그렇지가 않다.
너무나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그 안에 들어있는 사람은 차갑고 싸가지 없는 남자 성대식이어서....
목욕을 시키면 ‘날 한번 목욕시켜보아라’ ‘나를 드라이로 말려보아라’
강아지 주제에 고개 뻣뻣하게 들고 왕처럼 지온을 부려먹는다.

깜찍, 귀여운 외모에 사람들이 몰려들면 도도하게 갈길 가고,
가끔은 창가를 보며 우수 깊게 ‘어떻게 하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강아지.

그런데...! 강아지라서 그런가.
속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본능에 충실해진다.
나도 모르게 지온이 집에 오면 꼬리를 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음식 앞에선 애교를 부리게 된다! 앙, 한입만 더줘!
나도 모르게 발정이 난다! 왜 이러지! 내가 미쳤나!

처음엔 너무 수치스러웠다.
내가 사람들한테서 개취급을 당한다는 것이. 
애교라곤 1도 없는데 귀여움받는 다는 사실이.
내가 한쪽 다리를 들고 쉬를 해야 한다는 것이.
급하면 화장실이 아닌 골목에서 응아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런데도 자꾸 끌린다.
개껌이 좋다. 뼈를 씹는게 좋다. 통조림이 좋다. 견딜 수가 없다.

아, 너무 힘든 건 동네 암캐들이 너무 쫓아다닌다는 거다.
비결이 뭐냐고 수캐들까지 쫓아다닌다.
게다가 옆집 암캐 뽀숑이가 나한테 너무 들이댄다.

옆집 아주머니는 지온에게 부탁한다.
우리 뽀숑이, 새끼 보고 싶어서 그런데 임신 한번만 시켜주면 안되겠냐고!
대식은 펄쩍 뛴다. 
그렇게 함부로 나누어줄 수 있는 씨가 아니야~!

주인 아주머니는 성화다.
이렇게 동네 암캐들 싹다 몰고 다닐거면 
저누무 자식, 중성화시켜버려야한다고.
뭐라고? 중성화?
임신시키란 얘기보다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다.
누가 누굴 걸 떼가! 감히 내것을! 절대 안돼!

그렇게 지온의 집에서 개로 살다보니 점차 적응하게 된 우리의 까도견 대식이!
이제는 어엿한 성견으로서
동네 개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이 동네 위험 인물들을 한번에 파악하고
지온을 지켜줄 수 있는 멋진 개가 되었다.

점점 더 개생활에 적응해가는 우리 개새, 대식이.
잠깐...! 나 사람 맞지? 이대로 평생 개로 살아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

성대식 ( 인간 버전 ) 


마성의 인간 수컷, 나이 미상.
오지게 잘생겼다. 그야말로 딱 강아지상 꽃미남.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섹시한 눈빛. 심쿵 유발 꽃미소.
몸매도 죽인다. 근육도 제대로 잡혀있다. 
이렇게 완벽한 나란 인간이... 왜 하필이면 개가 된 거냐고! 

기억을 잃어버렸다. 완전히.
지온의 말로는 내가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하는데, 
아무리 돌이켜봐도 인간일 때의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그런데 나 왠지 금수저, 부잣집 도련님이었을 것이다.
입맛이 까다롭고 밥투정, 잠투정 장난 아니다.
왠지 모르게 취향이 고급스럽다. 평생 남을 무시하고만 살아왔던 것 같다.

이제는 정말 개가 되어버린 신세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개집에선 살 수 없다.
개니까 마당에서 자라고? 그런 것 또한 꿈조차 꿀 수 없다.

그렇다. 강아지일 때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인간일 때는 더없이 차갑고 까칠한 까도남.
원룸에 얹혀사는 주제지만 자꾸 지온에게 이것 저것 지시한다.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

생각할수록 더없이 한탄스럽다. 왜 나는 반인반견이 된걸까. 
대체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지온은 실종신고자들을 열심히 찾아다니지만,
언제 개가 되고 언제 사람이 될지 알 수 없는 대식로서는 밖에 나돌아 다니기도 위험하다. 
어느날은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나체의 사람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충실한 애완견으로서 하루종일 집에서 지온을 기다리고 있자니 좀이 쑤신다.
“나 돈 좀 꿔 줘.”
지온의 종자돈을 모아 집에서 주식을 하는데 그게 대박이 났다.
뭐지? 나 원래 금융업에서 일했던 것 같애.
그러나 결정적으로 매도해야 하는 순간, 다시 강아지로 변하는 바람에 클릭을 할 수가 없어 다시 쪽박을 찼다.

어떻게 해야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그 남자!
한가지 방법을 알 것 같다.

잠깐! 지온아! 우리가 잠자리를 하면...! 내가 사람이 될 수도 있어.
성지온, 개 한 마리, 아니 사람 하나 구제한다 치고 
한번만... 해주면 안돼?!

임태식 ( 남 / 32세 / 로펌 변호사)

금수저 집안, 로스쿨 나와서 변호사가 된 남자. 그야말로 지온이 꿈에 그리던 남자다. 
지온은 태식과 결혼하고 싶어한다.
대식에게는 비밀이다. 대식이란 이름도 태식에서 따와서 지었다는 것.

그러나, 본격 지온을 껌으로 보는 이 남자. 
자기 바쁘면 일있다고 일주일동안 연락이 없다.
자기가 필요할 때만 휘휘 지온을 찾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뚝 끊겼다가, 갑자기 결혼하자고 했다가,
그렇게 지온을 들었다 놨다 한다.

주변에서는 그런 남자 왜 사귀냐, 다들 탄식을 늘어놓지만...
결혼이 하고 싶은 지온은 그런 태식을 참아보고 꿋꿋하게 버티려 한다.
사실, 태식은 지온이 그래서 편했다.
호구 같아서.
아무리 서운하게 해도 자기한텐 웃는 모습만 보이니까.

지금은 미래 그룹사 일을 맡아서 기업 승계에 관한 일을 처리해주고 있다.
송광석 전무의 편에 서서 죽은 미래그룹의 후계자 송윤혁의 사망처리를 담당하고,
송전무에게 그룹이 승계될 수 있도록 법무 처리를 하고 있다.

아직도 지온을 쉽게 보고
자기 필요할 때만 만나거나 쉽게 그의 집에 들락거리다가
그 집 강아지가 자신의 발목을 깡, 물어버렸다.
짜증이 오른 태식은 대식을 그냥 확 갖다 버리려고 하는데

여자 진심 우습게 아는 나쁜 남자, 임태식. 
이제는 개대식이 그에게 대신 복수를 해줄 차례다.

송병석 ( 남 / 60대 / 미래그룹 총수)


미래그룹 총수,
병석에 누워있는 있는 송윤혁의 아버지.
그가 쓰러져 누워있는 동안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의 병세는 더더욱 악화되었다. 
동생인 송광석 전무에 의해 그룹의 후계 구도가 정해지고 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건강이 회복되지 않으니 이를 저지할 수가 없다.

죽은 아들이 살아오길 간절히 바라지만, 이는 꿈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느날 병원 앞뜰에서 만난 귀여운 강아지, 그를 쓰다듬고 있자 마음이 편해진다.
죽은 아들을 다시 만난 것 같아서.

송희연


미래그룹 총수인 송병석의 동생이자 송윤혁의 고모.
그룹사를 함께 이끌어온건 바로 나 송광석인데,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송윤혁에게 그룹 승계가 된다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은 자동차를 조작해 조카인 송윤혁에게 교통사고가 일어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고 이후 거짓말처럼 운전자가 사라지고, 
송윤혁의 시체는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장례는 치러야 했다. 
그가 완전히 죽었다고 선포해야 하니까.

죽은 줄 알았던 송윤혁이 반인반견으로 다시 나타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채,
송희연은 민태식과 함께 자기가 후계자가 될 준비를 척척 해나간다.

주인아줌마


수다스럽고 말 만들기 좋아하는 전형적인 동네 아주머니.
월세 입금이 한시간만 늦어져도 닦달하는 금전 지상주의 아줌마.
지온과 마당을 공유하는 형태의 주택에서 살고 있다.

고3인 딸 솔에게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어서 개를 극혐한다. 
지온에게 월세를 주면서 남자와 개는 이 집에 데려오면 절대 안돼!
당부를 단단히 주었다.

그러다가 지온이 월세방에 강아지를 데려왔다는 사실을 알고
어떻게든 개를 쫓아내려 하는데...!
뭐야, 게다가 가끔은 월셋방에서 남자 목소리도 들린다.
아니, 우리 세입자 아가씨, 행실을 어떻게 하고 다니는 거야!

그러던 어느날,
상체탈의한 섹시남이 마당에서 운동을 하다가 미영에게 성큼 성큼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지온이 오빠에요. 
저한텐 소중한 개니까 꼭 키우게 해주시겠어요?‘
심쿵 꽃미남의 어택에 미영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강아지 키워봐. 

그러나 꽃미남 강아지 개대식의 등장에 마당에 온동네 암캐들이 몰려와 깡깡대자...
꽃미남 때문에 입 다물고 있던 미영은 성질이 벌컥 나는데!
내 저 강아지 쫓아내진 못해도 반드시 중성화 수술을 시키리라! 굳게 다짐한다.

책 속으로


허나 지금 이 상황은 좀 애매했다. 유기견도 아니고, 유기 인간도 아니고.

‘유기 인간이라.’

문득 지온은 그 단어가 참 슬프다고 생각했다.

유기는…… 버려졌다는 뜻이잖아.
유기견이라고 해도 가슴 아픈데, 이게 인간의 얘기라고 하니 가슴 한구석이 시큰해졌다.

‘내게 가족이 없는 걸까’ 하며 어두워지던 대식의 표정도 순간 스쳐 지나갔다.
가슴이 다 철렁해지던 얼굴이었다.

아냐, 지금 기억을 잃어서 잠시 우리 집에 있는 것 뿐이야.
그도 분명 돌아갈 곳이 있을 거야.
경찰에서 빨리 연락이 와야 할 텐데.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이 반인반견을 빨리 내보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그가 제자리로 돌아갈 때까지는 잘 보살펴줘야 한다고. 인간일 땐 좀 싸가지 없긴 하지만 그래도 반은 강아지잖아. 연약한 강아지.


얘는 왜 빨리 빨리 안와서 개를 심난하게 만들어?

애완견이란게 원래 이렇게 슈퍼을인거야?
주인이 언제 돌아오든, ‘빨리 와’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거야?
하필 오늘따라 랜덤으로 사람으로 변하는 적 한번 없이 그는 쭉, 강아지였다.

대식이가 아무리 지온이 말고 다른 생각을 해보려고 해도,
이것저것 다른 짓을 해보려고 해도,
자꾸만 마음이 초조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인정, 해야만 했다.
나는 지금 성지온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를, 생각하고 있다.

그에게 제대로 ‘슈퍼 을타임’이 찾아왔다.
불 꺼진 현관 앞에 앉아서 하루 종일 그녀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자그마한 바스락거림에도 귀를 쫑긋 세우고,
누군가의 발걸음에도 지온이 아닐까, 마음을 졸이는.

대식은 그 동안 잠시 외로워졌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고,
어쩐지 쓸쓸해졌다.

너무 할 일이 없어서,
대식은 지온과 함께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다시 떠올려 보았다.

그래도 시간이 가지 않아서,
대식은 지온이 쓰던 물건의 냄새를 하나하나 맡아보았다.

그래도 그녀가 돌아오지 않아서,
대식은 원망스러워졌다.

내가, 널, 기다리고 있다고.
너, 왜, 안 와.

나중엔 썽이 확- 났다.
니가 뭔데 나를 기다리게 해!
뭔데, 나 혼자만 이렇게 안달하게 해!

흥!
개 발이라고 해서 터치 인식이 안 되는 줄 알아?
개도 전화를 걸 수가 있다고!

쳇!
대식은 휴대폰을 끌어당겨 영상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거 해줄 수 있겠냐? ……커다란 꽃다발?

대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가 돼서 그거 못해주겠냐.

“근데, 너인지 몰라도 괜찮겠어? 설마 개가 꽃다발을 보냈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 아냐.”
“상관없어. 그냥.”
“……?”
“아현이 웃는 게 보고 싶은 거니까.”

리차드는 혼자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마치 아주 오랫동안 아현을 보며 그런 표정을 지어왔던 것처럼.



“있잖아. 차드야.”
“응?”
“주인 사랑하는 거, 많이 힘드냐?”
“……!”

리차드는 살짝 미간에 주름을 잡고서, 대식을 돌아보았다.
그 말에 담겨 있는 의미가 너무 뻔하기에 그를 다시 본 것이었다.

“아니, 그냥 물어보는 거야. 새꺄.”
“겁나, 힘들지.”

리차드의 목소리의 끝은 망가진 붓처럼 살짝 갈라져 있었다.
약간 울컥함이 담겨 있는 목소리이기도 했다.

미친 거지. 칠 년 짝사랑이면.
칠 년쯤 되면 적응 될 것 같지? 적응, 절대 안돼.
매일매일 심장이 타들어가서, 매일매일 웰던으로 구워지거든.
그게 걔한테는 반갑다고 왈왈왈 꼬리치는 걸로만 들리는데, 미치지. 안 미치고 배겨?

아주 바짝 바짝 애태워서 만든 내 진심.
받아줄 필요도 없으니까, 그냥 냄새만 맡아줬으면 좋겠다 싶은데.
인간의 후각이란 게, 보통 둔한 게 아니잖아.
몰라, 걔는.

민아현, 걔는 그러고 살아.
옆에서 심장이 타는 것도 모르고,
‘아이, 귀엽다. 우리 강아지.’ 그러고 살아.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신한테 천번 만번을 물었다.
왜 걔는 사람이고,
왜 나는 개로 태어났냐고.

내가 전생에 대체 무슨 대역죄를 지었길래,
무슨 짝사랑 하나가 이렇게 고통스럽냐고.
그렇게 신한테 바락바락 성질을 내고 욕을 하다가,
나중엔 빌게 돼.
막.
내가 다 잘못했으니까,
다음 생엔 제발! 이런 장난치지 말라고.
사랑하는 여자의 애견으로 태어나는 그런 미친 짓!
다시는 하지 말아달라고.

짝사랑이 힘드냐고?
그게 힘든 정도겠냐.
여긴…… 지옥이야, 임마.

“거의 미친 놈이네.”
“……완전 미친놈이지.”

.
.
.

그런 리차드의 말을 듣는 내내,
대식은 몇 번이나 목울대가 울컥 거렸다.
목젖이 저릿저릿하게 따가워지고,
침을 꿀꺽 삼킬 때마다 속에서 뜨거운 것들이 턱턱 걸린다.

지옥이라.
것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옥이라.

대식은 더욱 더 깊어진 눈빛으로 폐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리차드는 그런 대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툭- 내뱉듯이 물었다.

“왜. ……너도 미쳐보게?”



“아현이는 7년 동안, 남자친구 없었어?”
“……있었지. 왠 호랑말코 같은 소새키.”
“속 안 뒤집어지냐? 나는 걔가 전남친 냄새만 묻히고 와도 속이 끓던데.”
“처음엔 너무 화가 나서, 그 새키 손 물어버렸거든. 거의 피 뚝뚝 떨어지도록.”
“근데?”
“근데 그러니까 아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
“나중엔 꼬리치고 반겨줬어.”

아.
이 자식.
웃기게 생겨가지고는 말하는 사연마다 사람 울컥하게 만드네.

“셋이서 소풍 가는 게 소원이라는데 어떡하냐. 가줬지.”

어느 공원, 그녀의 시선을 끌기 위해 팔짝 팔짝 뛰어다녔을 리차드의 모습이 절로 머릿속에 그려졌다.

“안 속상했어?”
“내가 우울해하면, 아현이가 나 아픈 줄 알아. 병원 데려가. 그래서 웬만해선 티 안내.”

아.
이 자식.
무슨 말이 나오지가 않았다.
이 짝사랑의 달인 같은 새키.


니가 없었을 때, 내 그리움이 너무 풍선처럼 부풀었던 걸까.
니가 없어서 황량했던 이 집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너라는 생기로 가득 찬다.



너의 숨소리에서마저 달달한 봄바람이 살랑인다.
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니가 봄이구나.
여기엔 니가 있어야만 한다.


“새꺄, 넌 내가 얼마나 진심인지 알잖아!”

리차드는 끝이 갈라진 목소리로 울컥- 화를 냈다.
가슴에 뭉친 핏덩이를 토하는 듯, 뜨거운 울분이 감긴 목소리였다.

“……!”

대식은 그 뜨거움에 그만 심장이 화악- 굳어지는 것 같았다.

니 진심을 내가 왜 모르냐.
나 아니면 누가 아냐.

“내가 개로 산 개 칠 년 칠 개월인데, 그 중에서 칠 년 오 개월을 얘 하나만 바라봤어. 누가 시킨 적도 없는데 숫총각으로 살면서 아현이만 봤다고. 근데 너는 오리 한번 먹고 아현일 흔들어? 니가 인간으로 변할 수 있으면 다야? 인간이면 다냐고!”

독한 말을 내뱉는 리차드의 눈에서 어느덧 뜨거운 눈물이 배어나오고 있다.

“와, 내가 지금까지 이런 새키를 친구라고.”

그의 말끝이 울먹임으로 살짝 뭉개졌다.
그야말로 미쳐서 돌아버리겠다는 리차드의 반응.
그는 하늘을 보며, 소리 없는 눈물을 꾸역꾸역 삼켰다.

“야, 너랑 나랑 이제 친구고 뭐고, 끝이야. 이 미친 자식아!”

리차드는 그렇게 버럭 화를 내고서, 뒤로 화악 돌아섰다.

“……!”

돌아서는 그에게 대식은 도저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단 한번도, 리차드의 진심을 우습게 본 적 없었다.
니가 개라고 해서, 그 진심, 그 사랑 무시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어디서 잘못된 걸까. 내가 뭘 잘못한 걸까.

그에게 물린 손끝에서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허나 심장에서 뚝뚝 피가 흐르는 기분이었다.

가슴에 뻑적지근한 통증이 밀려왔다.

쫑쫑쫑 떠나가는 조그마한 뒤태.
그러나 가슴에 어마어마한 용암을 품은 거대한 짐승이
저렇게 사라지고 있었다.


어쩌면 주인과 반려 동물 사이에 일상적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주인은 뭔가에 몰입하고 있고,
반려 동물은 관심을 받으려 하는 그 모습이.

이 익숙한 구도가, 대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니가 날 또 슈퍼 을로 만드는구나.
이러려고 이곳에 온 게 아닌데.
우리 약속한 게 있잖아…….

카페에선 ‘인형의 꿈’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가슴 아픈 가사.
딱 대식의 마음을 한 조각을 잘라내는 노래였다.

‘그댄 먼 곳만 보네요. 내가 바로 여기 있는데.’

내 존재는, 그런 거였어?
언제나 그냥 이렇게 쳐다보기만 해야 하는 거였어?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날 볼 수 있을 텐데’

지온은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지온은 그의 마음을 알 수 없다.
오직 자신에게만 꽂히는, 이 또렷한 시선을 그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

‘처음엔 그대로 좋았죠. 그저 볼 수만 있다면. 하지만 계속된 기다림에 이제 난 지쳐가나 봐.’

그렇게 혼자서 그녀를 바라보면서,
대식은 걷잡을 수 없이 마음이 깊어지는 걸 느꼈다.

심장이 불판에 구워지는 것처럼 바짝 바짝 애가 탄다.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던 뇌가 빅뱅을 일으키며 터져버릴 거 같다.

속이 역하도록 억울하고,
심술이 머리끝까지 뻗치고,
털끝까지 저릿저릿하게 짜증나다가,
그만 눈물이 핑- 돈다.

‘한걸음 뒤엔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대 영원히 내 모습 볼 수 없나요.’

내 마음 왜 이렇게 진지해지는 걸까.
왜 그녀에게 진심으로 서운해지는 걸까.

‘나를 바라보며 내게 손짓하면 언제나 사랑할 텐데.’

나를 쳐다봐주지 않는 그녀가 밉고 좋고 원망스럽고 사랑스럽다.
진짜 사랑이 시작되면 이런 기분일까.

모니터에만 몰입하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대식은 진짜로 사랑에 빠져버린 것만 같았다.

그는 가슴 속 가장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진심을 다해,
지금 그에게 가장 뜨거운 말 한 마디를 건넸다.

‘왕-’

너무나 애가 끓고 억울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었다.

“…….”

그러나 지온은 정말 끈질기게도 대식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녀의 행동은 너무나 당연했고 평범해서,
대식의 마음은 찢어져 버릴 듯이 아팠다.

저편에선 암캐들이 주인 말고 우리랑 놀자며 대식이를 꼬셔댔지만,
대식은 그녀의 손등에 턱을 얹고서 그냥 계속해서 가만히만 있었다.

돌아버리도록 속상하지만,
이렇게라도 그녀의 온기를 느끼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나은 일이었다.



‘역시 나는 자격이 없는 거지.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자격’이라는 단어가 곡괭이가 되어 대식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이 망할 놈의 슈퍼 을.
내가 뭘 그리 잘못했는데!
니 애완견이라는 게 그렇게 큰 죄야?
내가 니 개인게, 그렇게 잘못한 거니?
그래서 나만 너를 이렇게 기다려야 하니?

나도 모르게 눈가가 젖었나보다.

“이러다 눈물길 생겨.”

애견 카페 주인장이 대식이를 안고서 손수건으로 그 눈물을 닦아 주었다.

“이런 거 주인이 잘 닦아줘야 되거든.”

그러고 보니 애견 카페의 몇몇 강아지에게도 그렇게 눈 밑에 발간 눈물 자욱이 있었다.
대식은 그 동안 전혀 깨닫지 못했었던 사실에, 마음이 부우욱- 찢어졌다.

너희들은 대체 주인을 얼마나 기다린 거니.
너희들은 얼마나 많이 서러웠니.

지워지지 않는 그들의 눈물자국.
그들 중 몇 마리는…… 유기견이었다.

유기견.
이 세글자에……
그냥 목이 콱, 메어왔다.

앉은 모양새나 하염없이 바깥을 바라보는 걸 보면,
알 수가 있었다.

그들은 아직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몇 시간 동안 주인을 기다리는 것도 나는 이렇게나 힘이 드는데,
너희들은……
너희들은……
대체 얼마나 기다린 거니.

인간의 사정을 안다고 해서,
그들에게 잔인한 말을 할 수는 없다.
너희 주인은 돌아오지 않아.

일단, 나조차도 주인의 마음을 가늠할 수가 없는데
내가 너희에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하겠니.

대식은 몸을 웅크린 채,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떨구었다.

슬픔이 온 몸을 구석구석 적시고 안으로 배어들어,
차라리 내 모든 것을 점령해버릴 때까지 그냥 놔두기로 했다.

나는 아니라고, 다르다고 발악을 하고 몸부림을 치는 것보단
그게 차라리 덜 아팠기 때문이었다.


“대식아. 넌 날 배신하지 않을 수 있어?”

세상 모든 사랑의 상처를 나만 받은 것도 아닌데,
난 이렇게 상처에 민감하다. 이렇게나 매번 처절해진다.
오히려 미안해진다. 나만 이렇게 상처받은 것처럼 굴어서.


“지온아. 넌 날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
“……!”

대식의 절절한 눈빛엔 그 무엇보다도 뜨거운 진심이 담겨 있었다.

지온아. 난 널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어.
널 그냥 쳐다보다가, 바라보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었어.

비오는 날 젖은 너를 보며 반해버렸고,
내가 없어졌던 날 니가 우는 걸 보고 심쿵했고,
니가 자는 걸 보면 귀여웠고,
너의 모든 순간이 쫌 예뻤어.

그게 하나하나 쌓여,
난 너를 사랑하게 되었어.

매일 매일 기다려야만 하는 너를,
매일 매일 같이 삶을 섞고 있는 너를
매일 매일 입을 맞춰야 하는 너를,

사랑하지 않고 버틸 수가 없었어.

그런데 널 사랑하게 된 만큼,
정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슬퍼졌어.
사랑이란 게 이렇게 슬픈 건지, 이 정도일지,
나는 진짜로 몰랐어.


“아현 씨. 사랑하는 게 하루 일과인 사람 알아요?”
“네?”
“그런 사랑, 해봤어요?”
“……!”
“태어날 때부터 한 사람을 사랑하도록 아예 운명이 정해진 사람. 들어 봤어요?”
“네?”

그는 살짝 화난 듯이 보였다.
그 무게감에 아현은 살짝 당황했다.

“운명이란 게 달리 운명이 아니거든.”
“……!”
“우리가 만난 게, 운명이거든.”

이번 생에 너의 개로 태어난 것 자체가,
이미 운명인거거든.

너를 사랑하기로,
삶이 사랑인걸로, 이미 정해진 거거든.

부담스럽다고 불편하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 운명을 누가 어떻게 바꿔.

필요할 땐 또 기댈 거잖아.
외롭고 슬플 땐 또 여지없이 개를 찾을 거잖아.

갑자기 목이 뜨겁게 달구어지는 것 같아,
대식은 힘겨이 침을 꿀꺽 삼켰다.

“운명이란 게…… 그렇게 특별하고 새로운 게 아니라서요.”

발에 채일 만큼 가까이 있는 게, 보통 운명이겠어?
그러니까 주변을 잘 돌아봐.
가장 가까이에 당신 운명이 있으니까.

“사랑하세요. 이름도 모를 그 사람. 사랑해도 돼요. 그 사람이 진짜 호구라서, 정말 바보라서 다 퍼주기만 하는 거 아니니까.”

어느새, 아현의 눈가가 살짝 붉어져 있었다.
대식은 나직이 말을 이어나갔다.

“행복해지세요. 오로지 당신의 행복만 바라고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최선을 다해 행복해지세요. 불행할 시간이 어디 있어요? 그게 그 사람한테 무슨 민폐예요?”

아현은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아마 그녀도 몰랐을 것이다.
내 곁에 이렇게 공기처럼 따스한 사랑이 언제나 함께 하고 있었음을,
내게 보이지 않았던 사랑이 이렇게 깊은 것이었던 줄은,
나는 생각보다 복에 겨운 존재였음을.

아니, 여전히 모른다.

지금도 바로 뒤에서 바라보고 있잖아.
자기 가슴이 찢어지면서도,
당신이 울지 않기를 바라고 있잖아.


“애견 카페에서, 걔가 날, 안 쳐다보더라고.”

그때였어.
진짜 좋아하게 된 게.

너무 간단한 일이더라.
사랑에 빠진다는 게.

그렇게 나를 쳐다보라고 해도 날 안 보는데.
애가 끓으면서, 억울하면서, 마음이 깊어지면서,
이렇게 괴로운 게 사랑인가 싶은 거야. 아찔하더라고.

나, 솔직히 너처럼 되기 싫었어.
안 그래도 슈퍼을인데 짝사랑까지.
그럼 너무 지고 들어가는 것 같잖아.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결국은 운명인 것 같애.

내가 원래 누구였는지 몰라도, 교통사고가 났고, 지온이가 날 주워왔고,
걔가 날 키워주고, 함께 살게 되고, 그러면서 벼라별 일들을 겪고.

그러면서……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

안 하려고 되는 게 아니더라.
부정한다고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운명인데 어떻게 해. 내가 지온이 개가 된 게, 운명인데.

그런데, 이 정도로 깊어질 줄은 몰랐어.
깊어진 만큼 괴로울 줄은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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